제목 통증 징크스, 통증 데자뷰, 그리고 기통(氣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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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자 2014-08-05
 

 
통증 징크스?

징크스란, 흔히 재수 없는 일, 액운 과 같은 의미로 받아 들여지는 말입니다.

지난 몇 년간 목 어깨 허리 통증 환자를 보면서 많은 통증이 불쾌한 감정, 경험, 기억
 
등과 연계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쉽게 짜증이 난다.

나는 안좋은 자세로 일하고 있다..

나는 요즘 매일 피곤하다..

사를 했더니 목과 허리에 디스크가 있다더라..

10년 전에 다친 곳이 매년 이맘때가 되면 아프다..


물론 실제로 디스크나 인대 힘줄등의 이상으로 인한 통증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게에 있어서는 디스크 이상과는 무관한 통증인 경우가 많습니다. 

즉 나는 디스크로 인해서 아프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 이 통증은 디스크와 연관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1980년대 초 미국에서 이와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 재미난 사건이 있었습니다.

1970년대 미국에서 가장 흔한 질환이었던 위궤양 환자가 1980년데 절반 이하로 떨어
 
진 것입니다.

위궤양에 효과적인 약물이 나타나서라는 견해도 있지만, 많은 전문가가 통증의 양상
 
이 변한 것이라고 진단을 하였습니다.

 즉 위궤양 환자의 급감은 70년대 후반 WHO에서 위궤양의 유력한 원인은 ‘스트레
 
스’라고 발표했던 것이 계기가 된 것이라고 보는 견해입니다. 당시에는 ‘스트레스’는
 
약해서 오는, 나의 정신이 나약해서 오는 것이란 믿음이 강했고 위궤양이란 병으
 
로 나의 불편함을 호소하기 힘들어 졌다는 것이죠.

더 재밌는 사실은 80년대 들어서 70년대까지는 흔치 않았던 질환인 ‘편두통’이 급증하
 
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통증 호소의 양상이 변한 것이라고 이
 
야기 합니다. 이 말은 ‘통증’ 이라고 하는 증상에 상당한 정도로 정서적 개입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통증혁명’ 이라는 책에서는 이런 정서적 개입으로 인한 통증 증후군을 ‘TMS
 
(Tension Myositis Syndrome: 긴장성 근육통 증후군)이라고 명명 합니다.
 
즉 유쾌하지 않은 감정이나 기억 경험으로 인해 내 몸의 자세 유지 근육인 허리 엉덩
 
이 어깨 뒷목 부위의 근육이 긴장함으로써 통증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통
 
증은 내 안의 감정과 소통함으로 다른 치료수단 없이도 치유 된다고 합니다.

그런 개념도 충분히 가능한 가설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통증의 원인을 ‘감정’이라는

부분으로만 몰아가면서 간과하는 부분이 생기는 점은 한의학의 통증관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을 바꾼다고 한다면 ‘감정’ 은 통증을 매개한다고 보는 것이 더 합
 
리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즉 ‘감정’으로 인해서 작은 통증이 매우 아프게 느껴 질 수도
 
큰 통증이 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즉 ‘감정’은 통증의 ‘원인’이 아니라 통증을 ‘매개’ 또는 ‘조절’ 해주는 인자라는 부분입
 
니다.

 그러나 ‘감정’이라는 것이 몸의 건강과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최신 의학
 
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오진으로 암진단을 받은 환자의 건강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된다거나, 우리가 흔히 위약효과라 부르는 ‘플라시보’를 통해서 질병이 치유가 되
 
거나 하는 것들이 그 증거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감정과 연관된 통증을 ‘기통(氣痛)’이라고 불렀습니다.
 
 
 사람은 칠정(七情)이라는 7가지 감정 즉 희노우사비공경(喜怒憂思悲恐驚)의 감정이
 
있습니다. 우리가 감정(感情)이라고 하는 것은 나의 정서(情緖)가 주위 사람에게 잘
 
전달되어 감응(感應)이 되는 것을 감정(感情)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감정이 전파
 
된다, 전달된다, 흐른다, 이입한다와 같은 표현을 쓰게 되는 것이죠. 반대로 ‘기(氣)가
 
막힌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7가지 감정(感情)에 있어서 내 정서(情緖)가 잘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에 쓰는 표
 
현입니다. 즉 내가 기쁜데, 주위 사람들이 내가 기뻐하는 이유를 이해 못하고 ‘그게 뭐
 
가 기쁘냐? 너 이상한거 아니야?’ 이런 반응이라면, 내가 분노하는데 주위 사람들이
 
‘그런 걸로 왜 화를 내느냐?’ 하는 반응을 보이면 내 정서(情緖)가 잘 전달되지 못하는
 
것이죠. 이것을 ‘기(氣)가 막힌다.’고 표현합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서 발생되는 통증
 
을 기통(氣痛)이라고 합니다. 이 기통(氣痛)을 치료하는 방법이 순기(順氣)시키는 것
 
입니다. 순기(順氣)라고 하는 것은 나의 기분(氣分)이 순화되게 만들어 주는 것을 말
 
합니다. 위의 TMS라고 하는 병을 치유 하는 과정과 거의 동일합니다.


 다시 말해 통증(痛症) 치료에 있어서 나의 기분(氣分)을 좋게 하는 것, 나의 징크스를
 
없애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저희 한의원에서 통증 치료를 할 때 아픈 곳이 아닌 부위에 침을 쓰는 경우가 왕왕 있
 
습니다. 침(針)은 그 치료 기전이 조기치신(調氣治神)하는데 있습니다.

기운을 다스려서 정신(精神)을 편케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침(針)의 진통기전을 연구
 
하다 보면 침을 통해서 자율신경계가 반응하는 것을 쉽게 관찰 할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계가 항진되는 경우도 있고 안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조절 능력을 치
 
유에 응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침을 맞고 배나 발을 따뜻하게 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호흡이 안정되게 됩니다.
 
호흡이 안정된다고 하는 것은 긴장이 풀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서 통증을 조절하고자 하는 것이 통처(痛處)가 아닌 부위에 침을 놓는 이유입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기통(氣痛)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을 살펴 보겠습니다.

“인체의 원기(元氣)가 피와 함께 순환하여 장부(臟腑)사이를 돌아 동통(疼痛)을 일으
 
키고 적취(積聚:덩어리)가 가슴 위를 틀어막는 증을 일으켜 비만(痞滿)하고 통증을 일
 
으키니 대게 칠정(七情)과 음식(飮食)으로 인하여 담울(痰鬱:기운이 잘 돌지 못해 몸
 
안의 진액이 혼탁해 진 것)이 된 증이다.

초기에는 신온(辛溫)한 약(藥)으로 개울(開鬱) 행기(行氣) 할담(豁痰) 소적(消積)만 시
 
켜주면 되나 오래되면 신한(辛寒)한 약(藥)으로 화(火)를 내리고 뿌리를 제거해야 한
 
다.”고 하였습니다.

 즉 기통(氣痛)과 같은 통증이 생기면 몸안의 체액이 탁해지기 때문에 급히 약(藥)으
 
로 조치하여 체액이 더 탁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계절한의원 김계진 원장